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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준 위대한 성공…K뮤지컬 이제 시작이죠"
- 작성일2024/08/06 10:09
- 조회 772
['위대한 개츠비' 브로드웨이 진출 신춘수 대표]
100회 돌파…손익분기점 달성 순항
전미투어 준비, 내년 하반기 韓 공연
뮤지컬 본고장 英 웨스트엔드 진출 준비
"두 번의 실패, 꿈만으로 안 된다 배워 롱런해서 K뮤지컬 세계화 돕고파"
“브로드웨이에서 2번 실패하지 않았다면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도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오디컴퍼니 사무실에서 6개월 만에 다시 만난 신춘수(56) 대표의 표정에는 확신과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신 대표가 단독 ‘리드 프로듀서’로 제작 전반을 책임진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지난 4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시어터(Broadway Theatre)에서 정식 개막한 뒤 최근까지 총매출 2018만 6222달러(7월 28일까지 플레이빌 집계 기준)를 기록하며 흥행 중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흥행 척도로 여겨지는 ‘원 밀리언 클럽’(주당 매출 100만 달러)도 개막 이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공연 횟수 100회를 넘어섰다. 최근 뉴욕을 다시 방문했다 돌아온 신 대표는 “‘위대한 개츠비’는 이제 탄력을 받고 순항 중”이라며 “개막 직전까지 배우, 스태프 모두 긴장했지만, 지금은 관객 사랑 속에 웃으며 공연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원밀리언 클럽 유지…브로드웨이 흥행 성공
‘위대한 개츠비’는 제77회 토니상 뮤지컬부문 의상상, 제68회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무대디자인상 등의 성과도 냈다. 현지 관객이 뽑는 제21회 시어터 팬스 초이스 어워즈에서는 최우수작품상 등 9개 부문을 휩쓸었다. 신 대표는 “뮤지컬의 성공 공식은 작품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의 화학작용을 하나의 목표를 향해 모으는 것”이라며 “‘위대한 개츠비’의 단독 리드 프로듀서로서 처음 작품의 콘셉트를 확실하게 잡고 창작진 모두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도록 제작을 이끌었다”고 이 같은 성과의 비결을 밝혔다.
앞서 브로드웨에서 겪은 2번의 실패에서 얻은 노하우다. 신 대표는 2009년 뮤지컬 ‘드림걸스’의 미국 투어에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것을 계기로 브로드웨이에 무작정 뛰어들었다. 2014년 래퍼 투팍의 이야기를 그린 ‘할러 미 이프 야 히어 미’, 2015년 러시아 대하소설 원작의 ‘닥터 지바고’를 브로드웨이에 선보였지만 흥행엔 실패했다. 신 대표는 “첫 번째는 급한 마음과 의욕이 앞섰고, 두 번째는 작품 프로듀싱에 더 깊숙하게 접근하지 못하고 불협화음이 있었다”며 “브로드웨이 또한 무엇보다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함을 알았다”고 말했다.
한국과 달리 브로드웨이에선 뮤지컬은 기본적으로 폐막일이 정해지지 않은 ‘오픈런’으로 진행하며, 흥행 여부에 따라 폐막일이 결정된다. 흥행에 청신호가 켜진 ‘위대한 개츠비’는 내년 5월까지 티켓을 오픈한 상황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신작이 손익분기점을 채우기 위해선 최소 1년에서 1년 반은 공연을 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위대한 개츠비’ 또한 손익분기점은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브로드웨이에서 탄력을 받은 ‘위대한 개츠비’는 이제 세계 무대를 향해 나아간다. 뮤지컬 본고장으로 손꼽히는 영국 웨스트엔드 진출을 추진 중이다. 신 대표는 “빠르면 내년 봄 웨스트엔드에서 개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웨스트엔드 개막 이후엔 2025년 하반기 한국 공연, 2026년 2월 미국 지역 투어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독일, 호주, 일본, 중국, 스페인 등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다”며 “‘위대한 개츠비’는 한국이 공연권을 지닌 ‘K뮤지컬’로서 세계 무대로 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 테노레’ 등 브로드웨이 차기 프로젝트 시동
공연계는 신 대표를 ‘뮤지컬계의 돈키호테’라고 부른다. 불가능처럼 보였던 브로드웨이 진출을 향해 달려온 신 대표의 모습이 꿈을 향해 저돌적으로 달려가는 오디컴퍼니 대표작 중 하나인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주인공 돈키호테와 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대한 개츠비’로 꿈을 이룬 신 대표는 “프로듀서는 꿈을 갖고 출발해야 하지만, 꿈만으로 공연을 제작해선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제 한국도 뮤지컬 프로듀서의 개념이 바뀌어야 합니다. 뮤지컬 프로듀서는 작품 기획·개발은 기본이고, 작품 제작을 완수할 수 있는 펀드레이징(작품 제작비 재원을 확보하는 것)까지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실패를 경험하면서 꿈만으로도 안 되는 일이 있음을 깨달았어요. 펀드레이징 능력을 기르기 위해선 경험을 통해 크레딧(신용)을 쌓아야 합니다. 그리고 뮤지컬 프로듀서들은 정부 지원만 바라면 안 됩니다. 대신 정부는 ‘뮤지컬산업진흥법’을 제정해서 뮤지컬에 투자할 정책적인 펀드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신 대표는 이제 또 다른 브로드웨이 뮤지컬 개발에 나선다. ‘캡틴 니모’, ‘피렌체의 빛’, ‘폭풍의 언덕’, 그리고 지난해 연말 국내 초연한 ‘일 테노레’ 등이 포함돼 있다. 신 대표는 “최근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관련한 새로운 프로젝트도 2~3개 더 생겼고, 해외 프로듀서·작가·작곡가들로부터 같이 작품을 해보자는 제안도 들어오고 있다”며 “‘오페라의 유령’, ‘라이온 킹’처럼 롱런하는 뮤지컬을 만들어 한국 배우, 창작진이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교두보 역할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장병호 기자
[출처]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128326638984368&mediaCodeNo=257&OutLnkChk=Y
100회 돌파…손익분기점 달성 순항
전미투어 준비, 내년 하반기 韓 공연
뮤지컬 본고장 英 웨스트엔드 진출 준비
"두 번의 실패, 꿈만으로 안 된다 배워 롱런해서 K뮤지컬 세계화 돕고파"
“브로드웨이에서 2번 실패하지 않았다면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도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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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오디컴퍼니 사무실에서 6개월 만에 다시 만난 신춘수(56) 대표의 표정에는 확신과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신 대표가 단독 ‘리드 프로듀서’로 제작 전반을 책임진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지난 4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시어터(Broadway Theatre)에서 정식 개막한 뒤 최근까지 총매출 2018만 6222달러(7월 28일까지 플레이빌 집계 기준)를 기록하며 흥행 중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흥행 척도로 여겨지는 ‘원 밀리언 클럽’(주당 매출 100만 달러)도 개막 이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공연 횟수 100회를 넘어섰다. 최근 뉴욕을 다시 방문했다 돌아온 신 대표는 “‘위대한 개츠비’는 이제 탄력을 받고 순항 중”이라며 “개막 직전까지 배우, 스태프 모두 긴장했지만, 지금은 관객 사랑 속에 웃으며 공연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원밀리언 클럽 유지…브로드웨이 흥행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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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브로드웨에서 겪은 2번의 실패에서 얻은 노하우다. 신 대표는 2009년 뮤지컬 ‘드림걸스’의 미국 투어에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것을 계기로 브로드웨이에 무작정 뛰어들었다. 2014년 래퍼 투팍의 이야기를 그린 ‘할러 미 이프 야 히어 미’, 2015년 러시아 대하소설 원작의 ‘닥터 지바고’를 브로드웨이에 선보였지만 흥행엔 실패했다. 신 대표는 “첫 번째는 급한 마음과 의욕이 앞섰고, 두 번째는 작품 프로듀싱에 더 깊숙하게 접근하지 못하고 불협화음이 있었다”며 “브로드웨이 또한 무엇보다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함을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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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에서 탄력을 받은 ‘위대한 개츠비’는 이제 세계 무대를 향해 나아간다. 뮤지컬 본고장으로 손꼽히는 영국 웨스트엔드 진출을 추진 중이다. 신 대표는 “빠르면 내년 봄 웨스트엔드에서 개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웨스트엔드 개막 이후엔 2025년 하반기 한국 공연, 2026년 2월 미국 지역 투어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독일, 호주, 일본, 중국, 스페인 등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다”며 “‘위대한 개츠비’는 한국이 공연권을 지닌 ‘K뮤지컬’로서 세계 무대로 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 테노레’ 등 브로드웨이 차기 프로젝트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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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국도 뮤지컬 프로듀서의 개념이 바뀌어야 합니다. 뮤지컬 프로듀서는 작품 기획·개발은 기본이고, 작품 제작을 완수할 수 있는 펀드레이징(작품 제작비 재원을 확보하는 것)까지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실패를 경험하면서 꿈만으로도 안 되는 일이 있음을 깨달았어요. 펀드레이징 능력을 기르기 위해선 경험을 통해 크레딧(신용)을 쌓아야 합니다. 그리고 뮤지컬 프로듀서들은 정부 지원만 바라면 안 됩니다. 대신 정부는 ‘뮤지컬산업진흥법’을 제정해서 뮤지컬에 투자할 정책적인 펀드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신 대표는 이제 또 다른 브로드웨이 뮤지컬 개발에 나선다. ‘캡틴 니모’, ‘피렌체의 빛’, ‘폭풍의 언덕’, 그리고 지난해 연말 국내 초연한 ‘일 테노레’ 등이 포함돼 있다. 신 대표는 “최근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관련한 새로운 프로젝트도 2~3개 더 생겼고, 해외 프로듀서·작가·작곡가들로부터 같이 작품을 해보자는 제안도 들어오고 있다”며 “‘오페라의 유령’, ‘라이온 킹’처럼 롱런하는 뮤지컬을 만들어 한국 배우, 창작진이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교두보 역할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장병호 기자
[출처]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128326638984368&mediaCodeNo=257&OutLnkCh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