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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신춘수 대표 "다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 필요한 시점"
- 작성일2021/02/1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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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컴퍼니 대표·한국뮤지컬제작자협회 추진위원장 신춘수 인터뷰
"한국뮤지컬제작자협회, 공연계 신뢰 확보의 발판 될 것"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뮤지컬 '맨오브라만차'의 돈키호테는 자신의 꿈과 이상을 위해 험난한 모험을 떠난다. '잡을 수 없는 별'을 위해 거친 길을 헤쳐나가고, '이길 수 없는 싸움'일지라 해도 괴물과 맞서며 한 발 한 발 앞으로 내디딘다. 그리고 그 여정을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겨준다.
뮤지컬이라는 '별'을 위해 20년간 묵묵히 걸어오면서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고, 더 나아가 뮤지컬 산업의 발전을 견인해온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에게 '뮤지컬계 돈키호테'라는 수식어가 더없이 잘 어울리는 이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계가 다시 없을 위기에 빠진 요즘, 그는 또 하나의 목표를 품에 안고 달리고 있다. 바로 한국뮤지컬제작자협회의 출범이다.
신춘수 대표의 오디컴퍼니는 뮤지컬 '맨오브라만차'를 통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개막을 앞두고 있던 작품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개막을 두 차례 미뤘고, 약 50일간의 연기 끝에 지난 2일 막을 올렸다. 신춘수 대표는 "연습했던 걸 유지하고 언제든 재개할 수 있게 공연을 준비하다 보니 이번처럼 리허설을 많이 한 적은 처음이다. 드레스 리허설, 오케스트라 리허설 등 총 15회 정도 했다. 그 과정 속에 모두가 지쳤지만 공연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뻤다"고 어려움을 뚫고 공연을 선보이는 소감을 전했다.
특히 코로나19가 1년 넘게 지속되면서 모두가 힘든 시기,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맨오브라만차'가 관객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도 더욱더 뜻깊게 다가온다. 신 대표는 "모두가 소소한 일상에서 누리던 것조차도 쉽게 누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 아닌가. '맨오브라만차'도 세르반테스가 감옥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갇혀 있는 사람들이 꿈과 희망을 가진다는 이야기인데, 지금의 상황과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어려운 환경에도 꿈과 희망을 품어야 앞을 바라보며 살 수 있지 않나. '맨오브라만차'가 그런 울림을 전해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멈춰있던 '맨오브라만차'가 다시 공연장의 문을 열고 관객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공연장 내 방역 지침 완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 '두 칸 띄어앉기'에서 '한 칸 띄어앉기'로 변경되며 공연을 진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이 조성된 것. 이와 같은 지침 완화가 있기까지 뮤지컬인들의 꾸준한 단체 행동과 간절한 호소가 있었고, 신춘수 대표는 그 선봉에 서 모두의 뜻을 한데 모으기 위해 노력했다.
신대표는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실질적인 타격이 컸다. 지침이 완화되면서 숨통은 트이게 됐다.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버틸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1년이 지나고 보니 공연계를 비롯해 모든 분야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하는 상태에서 멈춰있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을 반영한 방역 지침이 필요하다. 공연장에서는 객석점유율의 문제인데, 손익분기점을 보면 70% 정도를 판매해야 공연을 이어갈 수 있다. 방역 지침에서도 그 정도의 점유율을 유지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냈다. 가장 힘든 건 불확실성이었다. 정해진 날짜에 공연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공연이 취소되면서 생활고를 겪는 사람들도 많았다. 또 일 년 동안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공연 생태계가 무너지고 공연계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에 대한 걱정이 피부 깊숙이 다가왔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이제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죠. 코로나19가 계속된다는 전제하에 공연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해요. 단순히 직접적인 피해를 보상해주는 걸 넘어서, 공연예술계 전체를 위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한 시기죠."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제작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신춘수 대표가 한국뮤지컬제작자협회의 추진위원장을 맡아 앞장섰다. 지난해 12월에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쌓아 올려놓은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한 번 무너지면 그것을 끌어올리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생태계의 근간을 유지하고, 더 나아가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단순한 금전적인 지원이 아니라 공연계가 유지될 수 있게 하는 구체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인프라를 구축해서 그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하는 거죠. 단순히 100만 원을 쥐여준다고 하면, 그 사람에게 남는 건 100만 원뿐이잖아요. 그러다가 산업이 무너지면 일할 기회를 아예 잃게 되는 거거든요. 그게 아니라 금전적인 문제 역시 직접 일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저금리 융자 같은 방안이 필요한 거예요. 단순히 지원금을 주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기초가 무너지지 않게, 장기적인 안목으로 모두가 살아나가는 방법을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야겠죠. 산업이 움직이는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요."
한국뮤지컬제작자협회가 공식 출범하게 되면 이처럼 더욱 근본적이고 기초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 국내 뮤지컬 시장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위해 정부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신대표는 "단순히 저희의 이익을 생각해달라는 게 아니다. 문화산업에서의 기초적인 부분에 관해 이야기할 생각이다. 그래야 모든 사람에게 일할 기회가 생기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한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부 차원에서 업계를 하나로 묶어야 하고, 한국 뮤지컬 시장을 홍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뮤지컬제작자협회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한국 뮤지컬 산업에 대한 신뢰도도 자연스레 높아질 전망이다. 신대표는 "공연을 통해 신뢰를 확보한 약 25개 정도의 제작사가 함께할 예정이다. 가입조건은 점차 까다로워지겠지만, 그로 인해 협회에 가입한 제작사들은 신용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런 신뢰가 있으면 투자자 입장에서도 믿음이 갈 것이고, 더 많은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산업이 발전될 거고, 산업이 발전되면서 자연스럽게 제작사들의 혜택으로 이어지죠. 그렇기 때문에 시장을 키우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는 거예요."
사진=김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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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nc.asiae.co.kr/view.htm?idxno=2021021323291689882